얼마 전 다급한 상담 요청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IT 기기 전문 수입사에서 새로 런칭할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을 수입하셨는데, 인천세관에서 통관 보류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담당자분은 분명히 해외 제조사로부터 블루투스 전파인증(RF) 관련 서류를 다 받아서 제출했는데 왜 막힌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답답해하셨습니다.
부랴부랴 세관 측의 반려 사유와 제품 사양서를 대조해 보니, 원인은 전파가 아니라 전원 쪽에 있었습니다. 바로 이어폰 충전 케이스안에 들어있는 리튬 폴리머 배터리 때문이었습니다.
전파인증만 받으면 끝인 줄 알았던 착각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기능이 있는 전자기기를 수입할 때, 많은 실무자분들이 무선 통신 규격인 전파인증만 통과하면 된다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기기 안에 충전식 리튬 2차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의 본체와 충전 케이스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화재와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파법과는 별개로 전기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른 안전확인(KC)을 반드시 따로 받아야 합니다.
해당 수입사는 블루투스 모듈에 대한 성적서만 챙기고, 정작 충전 케이스 내부의 배터리 인증을 누락한 채 물건을 선적해 버린 것입니다. 세관에서는 이를 불법 미인증 배터리 탑재 기기로 간주하여 전체 물량의 반입을 막아버렸습니다.

리튬 배터리 CB 성적서로 위기 탈출
창고 보관료가 하루하루 쌓여가는 피 말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배터리 안전인증을 한국 시험소에서 처음부터 새로 받으려면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과 수백만 원의 비용이 날아가는 상황이었죠.
저희는 즉시 중국 제조사 측 엔지니어에게 다이렉트로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이어폰에 탑재된 배터리 셀이 국제 전기 표준 회의에서 인정한 CB 인증 성적서를 보유하고 있는지 수소문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제조사에서 예전에 받아둔 영문 CB 성적서 원본과 배터리 내부 구조도를 찾아내어 보내주었습니다. 저희는 이 국제 성적서를 바탕으로 국내 시험소에 서류 심사를 긴급 타진했고, 파생 모델 추가 형식으로 안전확인 절차를 대폭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며칠간의 야간작업 끝에 무사히 배터리 KC 인증 번호를 발급받아 세관에 제출했고, 폐기 위기에 처했던 물건들을 무사히 창고 밖으로 빼낼 수 있었습니다.

수입 전 배터리 사양서 교차 검증은 필수
이어폰, 스마트워치, 보조배터리 등 리튬 배터리가 들어가는 소형 IT 기기는 폭발 사고가 잦아 세관의 검수 타겟 1순위입니다.
해외 공장과 소싱 계약을 맺기 전, 반드시 본체의 전파 규격뿐만 아니라 내장된 배터리의 규격서와 국제 공인 성적서를 함께 요구하십시오. 이 배터리가 한국 시험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규격인지 대행사와 함께 도면을 열어보는 것만으로도, 인천항 창고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끔찍한 사고를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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